1. 인공지능의 거짓말
인공지능의 거짓말(hallucination)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럴듯합니다.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질문에 가장 적당한 대답을 골라주는 것이, 현재(2023년), 인공지능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오픈ai의 챗GPT, 구글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빙도 마찬가지입니다.
2. 인공지능의 생산성
인류가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지식을 최소 단위로 산산조각 나누어서, 가장 높은 확률과 보상에 맞게, 재구성한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가능성을 추론하고 대답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빛의 속도입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그저, 아무 말 대잔치입니다.[각주1]
3. 인공지능의 위험성
누가 보아도 그럴듯하니, 아무렇게나 가져다 써도, 보기에 좋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선악과를 보고 하와가 느낀 감정이 꼭 그랬을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정보가 초거대 언어모델이라고 하니,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이 아닐까 하는 헛된 생각도 합니다. 선악의 구별도 없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을 보면, 노아 시대의 참상을 보는 듯 합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식과 생각과 그림과 영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역사는 왜곡되고, 진실은 비틀리고, 정의는 아주 그럴듯하게 뒤집어집니다.
4. 고집센 인공지능
거기에 덧붙여, 인공지능은 고집이 대단히 셉니다.[각주2] 한 번 아닌 것은 틀려도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고, 아무리 교정에 교정을 거듭해도 틀렸다 맞았다를 반복하며 거짓말(hallucination)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왜곡된 역사, 비틀린 진실, 뒤집어진 정의는 바다에서 산으로 갑니다. 인공지능과 다투어 이기는 것, 이제,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알아서 판단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인간 모든 지식에 슬픈 조종을 울립니다. 안녕.
5. 안녕에 덧붙여
이제(2023년) 피할 수 없는, 어느 개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
어린 시절, 시골 커브길을 돌아가는 트럭 뒤에 올라탔다가 속도가 붙기 전에 뛰어내리는 놀이를 좋아했습니다. 비포장 도로에 속도는 낼 수 없고, 온통 먼지로 가득한 상황에, 운전사 아저씨는 뒤를 확인할 수도 없었던 아주 신기한 도로였습니다. 덜컹 덜컹하다가 속도가 붙을 때쯤 뛰어내리면, 재미가 하늘을 찔렀습니다. 어릴 때 기억이 그렇습니다. 그러다 도로에서 떼굴떼굴 죽을 뻔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답을 내놓는 것도 빛의 속도[각주2], 발달 속도도 빛의 속도, 벌써 아무도 뛰어 내릴 수 없는 속도에[각주3] 올라타고 말았습니다♡